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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송이의 집착 ]

    먼지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듯한 텁텁함. 그런 텁텁함은 밀접한 거리에 있는 두 사람 사이에서 나오는 사소한 표현이었다. 칠흑 같이 검은 머리칼은 제 앞에 있는 이의 얇은 어깨를 살짝 덮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서 나오는 짤막한 숨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오히려 묵직하다고 느껴질 정도. 카쿠쵸는 오늘 처음으로 타케미치에게 진득한 감정을 내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순수한 사랑도, 달달함이 녹아내리는 따뜻한 사랑도 아니었다.

    다시 한 번 들숨, 날숨. 계속 느껴지는 가느다란 숨결에 타케미치는 간지러워 움찔거렸다. 다소의 빛이 들어옴에도 아직 어두운 내부같이 움직임이 둔해졌다. 본래라면 잘만 움직였을 목울대도 굳어버렸다. 문손잡이를 잡았던 손도 그대로 공중에 머물고 있을 뿐, 안으로 들어왔을 때처럼 그것이 틈새를 내주고 햇살을 내부로 들여오는 일은 없었다.

 

 

   어느 커플들과 다름없이 하는 홈 데이트. 카쿠쵸와 타케미치가 보낼 시간은 적었지만 그래도 카쿠쵸의 집으로 함께 향하는 것은 그렇게 드문 일이 아니었다. 그저 최근 들어 바깥에서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았을 뿐이다. 카쿠쵸는 오늘도 싱글벙글 웃고 있는 그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내 손을 움직여 타케미치의 손을 잡았다. 타케미치는 갑작스레 다가온 스킨십임에도 불구하고 놀라기는커녕 더 신났는지 헤헤, 웃음을 흘렸다.

 

   “그렇게나 좋아?”

   “당연하지! 카쿠 짱의 집에는 오랜만에 가는 거니까.”

 

    기대돼. 말 그대로 설렘을 한가득 안고 있는 듯 맞잡은 손을 앞뒤로 흔들었다. 어떻게 보면 아직 어린아이 같은 행동으로 보이기도 했지만 그 모습은 카쿠쵸가 타케미치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카쿠쵸의 집까지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본래부터 먼 곳도 아니었을 뿐더러 한동안 혼자 가던 길을 연인인 타케미치와 함께 걸어간 덕이었다. 대부분의 커플이 그렇듯 단순한 발걸음을 옮기는 시간도 연인과 함께라면 금방 사라지는 일반적인 법칙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도 다름없이 커플들만의 법칙에 적용되고 있는 것이고. 어쨌든 눈앞에 보이는 집은 예전과 다른 점 없었다. 혼자 살기에 어렵지 않은, 오히려 허전하게 느껴질 정도의 2층 단독 주택. 단조로운 색상 덕에 차분함과 안정감을 주는 것도 여전했다. 눈에 띄지는 않는 외관이었으나 타케미치한테는 가장 잘 보이는 장소였다. 특히 이 부근에서는.

    카쿠쵸가 열쇠를 꺼내 현관문을 열고, 제 연인이 먼저 들어갈 수 있도록 한쪽으로 비켜주었다.

 

   “들어와, 타케미치.”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활기차게 말하는 타케미치에 맞추어 카쿠쵸가 살며시 손으로 등을 밀었다. 사양하지 말라는 뜻이 담긴 이미 몸에 밴 작은 매너였다. 그런 후 조용히 등 뒤로 문을 닫았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고, 먼저 안으로 들어간 타케미치를 따라 카쿠쵸도 신발을 벗었다. 평소와 같이 복도에 가볍게 한 발을 내딛었지만 이내 바로 멈추고 말았다. 카쿠쵸가 고개만 돌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바깥과 이어졌던 현관문을 바라봤다. 검은 눈이 일순간 가늘어지더니 몇 초간 문을 응시했다. 마치 무언가 신경 쓰이는 듯, 무언가를 나타내는 듯 말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원상태로 돌아왔다. 짧게 묘한 분위기를 냈었으나 마치 언제 그런 적이 있냐는 듯 발걸음과 시선 모두 방향을 틀어 다시 내부로 향했다.

 

    카쿠쵸가 타케미치한테 차를 내주고, 이를 시작으로 진정한 홈 데이트는 시작됐다. 어제 뭐했냐는 타케미치의 질문으로부터 대화가 이루어지고 카쿠쵸는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대답했다. 오늘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연락을 주고받았던 두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활기찬 분위기였다. 이후에도 오랫동안 말을 꺼내다가 점차 다른 것으로 관심을 옮겼다. 초반에는 쉬워도 후반에는 어려워 깨기 힘든 게임을 하고, 잡지를 펼쳐 요즘 유행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한참을 떠들었다. 물론 그러는 사이에도 카쿠쵸의 시선은 계속 타케미치에게로 향해 있었다. 특유의 다정한 눈빛과 깊이 있는 검은 눈동자는 고정이 풀려질 줄 몰랐다. 쉴 틈 없이 조잘대는 애인이 귀여워 눈을 떼기 어려웠을 테다. 단, 눈을 떼지 못한 건 구석에 있던 다소의 하얀 빛을 내는 하나의 존재도 마찬가지였다.

    간만에 익숙한 곳에서 보내는 둘만의 시간인 탓인지, 카쿠쵸와 타케미치 모두 평상시보다 즐거워 보였다. 타케미치의 경우에는 음식의 사진을 보더니 다음에 올 때는 직접 뭔가를 만들어 주겠다고 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손수 요리를 해준 적은 적지 않은 편이었지만 그럼에도 카쿠쵸는 그 말에 기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실제로 타케미치의 요리 실력은 나쁘지 않았다. 몇 달 간 봐온 것도 있지만 걱정은커녕 설렐 정도로 그들은 아직까지 열렬하게 사랑을 하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런 뜨거운 마음과는 달리 오늘의 데이트도 곧 끝이었지만.

    타케미치는 한창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을 하다가 이내 아차, 싶은 표정을 지으면서 시계를 바라보았다. 현재 시각 4시 57분. 참으로 애석하게도 어느새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벌써 이런 시간이네.”

    “이제 가봐야 되는 거야?”

    “응, 아무래도 늦을 수는 없으니까.”

 

    카쿠쵸의 질문에 타케미치가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녁 즈음에 할 일이 있다. 그런 이유로 일찍 헤어지기로 마음먹고 만나기로 했다. 오래 보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기는 했으나 만나지 못하는 것보다 나았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카쿠쵸 역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한 감정이 카쿠쵸의 얼굴에 잘 드러나 있는 걸 알면서도 타케미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도 또 볼 거잖아? 금방!”

 

    더 있고 싶은 것을 감추면서까지 밝게 애기하는 타케미치에 카쿠쵸도 뒤늦게 따라 일어났다. 눈을 마주치고 애써 최대한 다정한 표정을 내보였다.

 

    “당연하지. 너만큼은 금방 볼 거니까.”

 

    다른 사람은 제쳐두고서라도 타케미치만큼은 빠르게 볼 거라는 의미의 말. 자세하게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는 듯, 타케미치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 하면서 나갈 채비를 했다. 예전에는 이런 말에도 부끄러워했는데. 새삼스럽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카쿠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아마 그만큼 이미 충분히 익숙해졌다는 거겠지.

    타케미치가 나갈 준비를 마치자, 카쿠쵸는 먼저 현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그에 배웅을 하려 뒤따라갔다. 그것마저도 순식간이겠지만 마지막까지 타케미치를 눈에 담아두고 싶은 미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끝의 끝까지라도 연인을 더 보고 싶은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타케미치가 신발까지 다 신자, 이제는 정말로 보내줄 때가 되었다. 별 말 없이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던 카쿠쵸는 타케미치가 현관문 손잡이를 잡았을 때 움직임을 보였다. 여전히 다정한 분위기를 풍기는 눈동자가 작게 흔들렸다. 그러나 그것을 모르는지 타케미치는 밝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먼저 가볼게. 다음에 봐, 카쿠 짱!”

    “···응.”

 

    방금과는 다르게 낮은 톤의 대답이 입술 새로 흘러나왔다. 데이트 후의 아쉬움. 아마 타케미치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그렇기에 별 이상함을 느끼지 않고 그대로 문손잡이를 아래로 내린 게 아니었을까. 문이 틈새를 내주고 완전히 열리려는 순간, 그것은 큰소리를 내면서 재차 닫혔다. 카쿠쵸가 타케미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겹쳐 다시 닫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어있는 반대 손으로는 빠르게 잠금장치를 걸어 잠갔다.

 

     “카쿠 짱······?”

 

    이번에는 타케미치의 동공이 흔들렸다. 타케미치가 자신의 뒤에 있는 카쿠쵸를 사선으로 올려다보았다. 카쿠쵸가 타케미치의 뒤에 서있는 탓에 백허그를 하는 자세가 되어있었다. 다소 불편한 자세였지만 타케미치는 평소와 다른 듯한 분위기에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상당히 밀착되어 있는 상태인지라 자신을 부르는 것을 들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카쿠쵸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저 가는 숨결만 내뱉을 뿐이다. 어딘가 날카롭지만 결코 위협적이지는 않은 그런 공기. 그럼에도 무게감은 가볍지 않다는 것을 직접 앞에서 느끼고 있는 타케미치이기에, 그는 재차 카쿠쵸를 불렀다.

 

    “저기, 카쿠 짱···? 무슨 일이야?”

    “······가지 마. 안 놓아줄 거야, 타케미치.”

 

    카쿠쵸의 입에서 놓아주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다. 조금 전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상당히 놀란 것인지 타케미치의 몸이 살짝 움찔거렸다. 하긴 나가는 것을 갑자기 막은 데다 그런 말을 들었으니 누구든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무엇보다 제아무리 오랫동안 만나온 연인 관계라 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일이 타케미치에게 일어난 것이고.

    한 번 움찔거린 몸은 지금도 아주 약하게 계속 떨리고 있었다. 바로 뒤에, 아주 가까이 붙어있기에 느낄 수 있었던 움직임이었다. 무섭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떨리는 모습이 안쓰러워 다독여 주려 팔을 뻗는데 그때 타케미치가 뒤로 돌아 카쿠쵸를 먼저 끌어안아왔다. 평소와 같이 포근하게, 따스함을 안고서. 이런 상황에 품에 들어올 줄은 상상치도 못한 일이라 카쿠쵸는 굳을 수밖에 없었다. 더욱 놀란 건 바로 다음으로 나온 말이었다.

 

    “···괜찮아. 조금은 알고 있었어.”

    “알고 있었다고? 내가 안 보내줄 거라는 걸?”

 

    타케미치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사실인가 보다. 이것이야말로 예상치 못한 일이다. 오히려 겁에 질려 무서워하며 당장이라도 도망가려 했다면 또 모를까. 카쿠쵸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그대로 작은 몸을 감싸 안았다. 큰 손이 타케미치의 등 위에 얹혀졌다.

 

    “정말 안 놓을 거야, 이제는, 못 나가.”

    “···응.”

 

     집안에서 신나게 얘기했던 아까와 다르게 차분한 목소리가 알겠다며 수긍했다. 도대체 언제부터 알고 있던 건지, 그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른다. 그러나 타케미치가 이런 카쿠쵸를 받아들이려 한다는 것은 확실했다. 그야 지금도 이렇게 카쿠쵸를 얇은 팔로 끌어안아주고 있는걸. 오히려 카쿠쵸에게 있어서는 편안하게만 느껴졌다. 이제 드디어 마음 놓고 진득한 감정을 내보일 수 있어서, 더 이상 뒤에 숨어서 질투와 집착이라는 욕망을 눌러 담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다름없었다. 카쿠쵸는 타케미치 모르게 웃음을 옅게 지으면서 마주 안은 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

     은은하게 빛나던 흑색의 눈동자에 깊은 집착이 드러나고, 그 장면을 여전히 제자리에 있던 존재가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은 움직이고 감정을 주고받지만 꽃은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 단지 카쿠쵸가 그곳에 놓은 이후로부터 계속, 한자리에서 텁텁한 공기를 받아들일 뿐이다. 분명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며칠이 지나고, 몇 달이 지나고, 몇 년이 지나도, 상사화는 둘을 지켜보며 자리를 지킬 것이다.

 

 

    타케미치는 다정하고 밝은, 이름에서 그대로 나타나는 것처럼 마치 꽃 같은 사람이다. 특히 연인인 카쿠쵸에게는 더욱 그랬다. 늘 단둘이 있을 때면 카쿠쵸가 그를 챙겨주는 것처럼 타케미치도 그를 많이 신경 썼다. 물론 그런 사실을 카쿠쵸도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한 가지, 모르는 것이 있다면 카쿠쵸가 은연중에 진득한 감정을 내보였다는 것이다. 처음 그것을 목격한 타케미치는 내심 크게 동요했지만 애써 아닌 척 했다. 자리를 잠시 비웠을 때 타케미치의 핸드폰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려는 듯한 카쿠쵸의 모습. 왜 그런 것인지 바로 물어볼 수도 있었으나 그러지 않았다. 이유 없이 그럴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얼마 안 가, 그때의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타케미치는 알게 되었다.

    어떤 날은 주말에 미조중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고 했을 때 갑작스레 ‘왜 만나?’라는 질문을 하기도 했고(카쿠쵸가 무심코 말했다는 듯해서 넘어갔지만.), 같이 평범하게 걷다가 손목을 잡아당기더니 빤히 자신을 바라보는 일이 있었다. 두 일 사이의 시간 거리는 상당히 있었으나 덕에 깨닫게 되었다. 카쿠쵸가 자신에게 일반적인 사랑이 아닌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사실을 말이다.

   단순한 짐작이라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왠지 그럴 것 같다는 직감이 마음을 통과해 지나쳤다. 그래서 타케미치는 그러한 선택을 내린 것이다. 만약 정말로 그런 것이라면, 카쿠쵸가 언젠가 모든 것을 드러낸다면 그때는 받아들인다는 결정을. 느릿한 속도로 일들을 겪게 되어 그렇게 쉽게 생각하게 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그렇게 되도 좋을 듯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 조금 무섭기는 하더라도, 그럼에도, 그만큼 자신을 카쿠쵸가 좋아하고 아껴준다는 사실 또한 될 수 있을 테니까. 남이 듣는다면 믿기 어려운 이야기겠지만 타케미치에게 있어서는 어렵지 않게 결정을 내릴 정도로 카쿠쵸를 좋아하고 있었다.

 

 

    자신의 애인은 다정하고 밝은, 이름에서 그대로 나타나는 것처럼 마치 꽃 같은 사람이다. 정말로, 정말로 손에 가지고 싶을 정도로. 그렇지만 이러한 감정을 드러내서 과연 좋을 만한 일이 있을까. 분명 그는 자신에게서 멀리 떨어지려고 할 것이다. 틀림없었다. 지금까지는 계속 순수하게 사랑만 하고 있다는 듯 굴었으니 드러내려고 해도 이미 늦은 타이밍이었다. 그럼에도 카쿠쵸의 집착과 소유욕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매번, 타케미치를 만날 때마다 되레 커지기만 했다. 그러한 탓에 의도치 않게 때때로 자신의 깊은 감정을 내보인 적도 있었다. 어물쩍 넘기기는 했지만 그것도 얼마 가지 못할 터였다. 날이 갈수록 자신의 연인은 점점 사랑스러워졌으니까. 남의 눈에 띄지 않게 가둬버리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생각할 것도 없이 그렇게 하고 말아버리게 되겠지만 카쿠쵸는 부러 꽃을 한 송이 샀다. 지금의 상황과 딱 맞는 꽃말을 가진 꽃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순수하고 깨끗한 사랑은 두 사람 사이에 마지막까지 존재하지 못한다. 아직까지는 제 형태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으나 얼마 안 가 어둡게 점칠 될 예정이었다. 새빨갈 줄 알았던 꽃잎은 마치 타케미치처럼 하얀빛을 띄고 있었다. 밝고 빛나는 모습을 떠오르게 만드는 그런 색. 완벽한 하얀색은 아니었으나 그런대로 좋았다. 조금이나마 감정을 이런 식으로 나타낼 수 있으니, 마냥 쌓이지만은 않았기에.

    곧 하나도 남김없이 타케미치의 앞에서 내보이게 될 것이었지만 아직 그것을 알지 못하는 카쿠쵸는 옅게 웃음만 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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