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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밥부

무사시 신사 앞에서 만나자고 한 마이키와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타케미치는 무사시 신사 앞에서 마이키를 기다리기 위해 계단에 앉아있었다. 그때, 뒤에서 그림자가 나타났다. 타케미치는 마이키인 줄 알고, ‘마이키군?’ 이라고 말하며 고개를 위로 올렸다가 황급히 다시 고개를 아래로 떨구었다. 타케미치를 바라보던 사람은 5번대 부대장 산즈 하루치요였다. ‘이 사람은 무쵸군이랑 같이 오지 않았나?’ 라고 그가 생각하며 다시 위를 올려다보며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입을 열었다. 활짝 웃으며 말하는 파란 눈동자가 마치 진주처럼 보였다.

 

 

“안녕하세요. 산즈군!”

“.......”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싸늘한 눈으로 저를 쳐다보는 것에 타케미치는 입을 꾹 다물고 다시 고개를 바닥으로 고정했다. 그러자,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리고 타케미치의 뒤에서 서서히 사라져가는 산즈였다. 산즈랑은 많은 접점이 없었기에 타케미치는 잠시 산즈가 걸어가는 곳을 바라보다가 곧바로 관심을 꺼두었다. 저 멀리서 마이키가 걸어오는 것이 보이자, 타케미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관동사변이 있은 후 도만은 해체되었다. 도만이 해체되던 그날 밤, 도만의 전원은 마이키를 향해 ‘수고하셨습니다 총장!!’ 이라고 말하며 무사시 신사에서 눈물을 흘렸다. 모든 것을 클리어했다고 생각한 타케미치는 도만의 모두와 인사를 하고 나오토와 악수를 하기 위해서 밤의 거리를 걸었다. 멀리서부터 어딘가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다. 산즈였다. 타케미치는 산즈와 눈이 마주쳤고, 타케미치는 황급히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벽 쪽으로 몸을 더 밀착시켰다. 타케미치의 꼴이 퍽 우습기도 했는지, 산즈의 마스크가 조금 움직였다. 산즈가 타케미치의 이름을 불렀다. 자신의 이름이 불려 깜짝 놀란 타케미치가 네? 라고 대답했다. 산즈는 잠시 뜸을 들였다.

 

 

“너. 마이키랑 사귀는 사이?”

 

 

꽤나 긴 공백이었다. 산즈의 말에 타케미치는 어버버거리며 ‘저, 절대로 아니거든요?!’ 라고 말하자 산즈의 표정이 급격히 좋아지는 것이 보였다. 산즈는 ‘그런가.’ 라고 말하며 이내 다시 거리를 걸었다. 타케미치는 산즈의 물음에 멍을 때리며 그 자리에 한참이나 서있었다. 정신을 다시 차리고 얼른 나오토에게로 향했다. 나오토와 악수를 하기 직전. 산즈의 말이 떠오르자 심장이 간질거렸다.

 

 

 

“타케미치군? 왜그래요?”

“으응, 아니야! 악수하자 나오토!”

“네! 당신이 구한 미래는. 분명 좋은 미래일겁니다.”

 

 

나오토와 악수를 했다.

 

 

***

 

 

미래에 돌아오자, 타케미치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파칭이 결혼을 하는 것이었다. 타케미치는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에? 에엣??”

 

 

타케미치가 소리를 지르자, 앞자리에 앉은 치후유가 웃으며 타케미치에게 말했다.

 

 

“어이, 아이보. 너도 곧 결혼하잖냐.”

“...어어..??...내가?”

 

 

치후유의 말에 ‘결혼? 내가? 설마 히나랑? 히나랑 결혼을 하다니!’ 라고 생각이 들어 금세 기분이 좋아져 입 꼬리를 씰룩 올리는 타케미치였다. ‘히나도 파칭 결혼식장에 왔을까~’ 라고 생각한 타케미치가 치후유에게 ‘히나쨩은?’ 하고 묻자, 치후유가 ‘농담이지? 라는 표정을 지으며 히나짱은 결혼휴가 갔잖아-’ 라고 답했다. 치후유의 말에 놀라서 ‘히나짱은 나랑 결혼하는 거 아니었어?’ 라고 큰소리로 말하자, 치후유 옆에 앉아있던 카즈토라가 웃어대며 입을 열어 말했다.

 

 

“타케미치. 산즈랑 결혼한다 하지 않았어? 히나가 왜 나와? 설마 히나 짝사랑했었어?”

 

 

카즈토라의 말에 타케미치는 눈을 데굴거리며 기억을 끄집어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도저히 기억이 떠오르지 않아 끙끙거렸다. 그때, 치후유가 뭔가를 발견했는지, ‘산즈군. 여기에요!’ 라고 소리를 질렀다. ‘산즈? 도쿄만지회 5번대 부대장 산즈 하루치요?’ 타케미치는 뒤로 돌아보았다. 정장을 입고 걸어오는 산즈가 보였다. 산즈는 치후유를 발견하고 눈짓으로 인사를 한번 하고, 시선을 옆으로 돌려 타케미치에게 미소를 지어주는 산즈였다. 성큼성큼 걸어와 타케미치 옆에 자연스럽게 앉는 산즈에 그는 말도 하지 못한 채로 가만히 있었다.

 

 

“타케미치. 우리 결혼휴가는 어디로 갈까.”

“......”

“어이, 타케미치? 내가 늦게 와서 삐진 거야?”

 

 

산즈의 말에 타케미치는 머뭇거리다가 ‘우리가 무슨 사이죠...?’ 하고 물으니까, 산즈가 장난 그만 치라며 그의 머리카락을 헤집었다.

 

 

“하? 우리 연인사이잖아. 이주 뒤에 결혼할 사이이기도 하고.”

“...아, 그렇군요... 예??”

“뭘 놀라. 아직도 부끄러운 거야?”

 

 

처음 보는 산즈의 웃음이 익숙하지 않았다. 타케미치는 ‘나오토, 나오토를 찾아야해!!’ 라고 생각해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나오토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파칭의 결혼식을 어떻게 봤는지 그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파칭과 파칭의 부인은 결혼휴가를 떠났고, 파칭의 결혼식에 왔던 도만 간부들과 뒤풀이 겸 이자카야에 갔다. ‘늘, 인상만 쓰던 산즈가 도만 사람과 웃으며 지낸다고? 이게 내가 만들어낸 미래인거야?’ 라고 생각하며 타케미치는 술을 홀짝였다. 타케미치는 산즈의 연인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좋은 미래니까 금방 수긍한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 산즈의 팔 안쪽에 새긴 문신이 눈에 띄어서 간부들을 바라보니 간부들 전부 같은 타투를 새기고 있었다. 타케미치는 산즈의 어깨를 톡톡치며 물었다.

 

 

“타투는 뭐에요?”

“어이어이, 아직도 삐졌어? 이거 너도 있잖아- 우리 전부 같은 조직이잖아.”

 

 

산즈가 오른쪽 손등을 톡톡쳤다. 타케미치는 자신의 손등을 바라봤다. 타투패 같은 문신. 산즈의 팔 안쪽에 있는 문신과 같은 문신이었다. 타케미치는 어색하게 웃으며 ‘그랬었죠~! 술 마셔서 정신이 없네요!’ 라고 말한 뒤 나오토에게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아냐고 물어보고 싶지만 전화번호가 사라져 전화를 할 수가 없었다. 뒤풀이가 끝나자, 타케미치의 손을 잡고 걷는 산즈에 타케미치는 괜스레 얼굴을 붉혔다. 밤의 거리는 조용했고, 새벽공기를 마시니 기분이 좋았다. 아주 어쩌면, 산즈랑 있어서 더 좋아진 걸지도.

 

 

“저희 이주 뒤에 결혼이네요. 뭔가.., 실감이 안 나네요... 하하,”

“응. 그러네. 타케미치. 이젠 행복하게 살 수 있어.”

“물론이죠!”

 

 

산즈는 피식 웃다가, 무언가를 보고 발걸음을 멈췄다. 산즈가 타케미치의 어깨를 밀쳤다. 타케미치는 놀라서 산즈를 쳐다보자, 산즈가 정장에서 총을 꺼내들었다. ‘여기서 총? 왜? 나 죽는 거야?’ 라고 생각해 산즈의 옷깃을 잡았다. 어두운 골목길에서 총알이 날라왔다. 산즈가 타케미치의 어깨를 잡더니 아까 간 이자카야로 가라고 소리쳤다. 산즈와 타케미치를 향해 총알이 계속해서 날라오기 시작했다. 타케미치는 덜덜 떨며 ‘산즈, 산즈군은요?’ 하고 묻자, 산즈는 피식 웃기만 할 뿐이었다.

 

 

“타케미치. 다음 생이 있다면 말이야. 그때도 나는 널 좋아할 거다. 내 확신을. 너무 뒤늦게 알아버렸으니까. 이젠 깨달았으니. 다음엔 내가 먼저 다가갈게.”

 

 

산즈가 어서 가라고 소리쳤다. 타케미치는 눈물을 흘리며 뛰었다. 뒤에서 총소리가 들려 잠시 움찔거렸다가 다시 달리기를 반복했다. 차도에서 ‘타케미치군. 여기에요!’ 라고 소리치는 소리에 옆을 바라보자, 나오토가 차를 몰며 그를 부르고 있었다. 타케미치는 황급히 나오토의 차 안으로 들어갔다.

 

 

“큰일이에요. 당신이 지금 다니고 있는 조직. 말살입니다. 다른 조직이 당신의 조직을 말살시키고 있어요.”

“...산즈군이...”

“...아마 죽었을 겁니다.”

 

 

손이 떨려왔다. ‘산즈군을 구하고 싶어.’ 라고 말하는 타케미치의 말에 나오토가 ‘그게 무슨 소리에요?’ 라고 물었다. 타케미치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오토를 향해 손을 뻗었다. 푸른 눈동자가 굳건해졌다.

 

 

“산즈군을 구하고 싶어. 산즈군이랑 행복해지고 싶어 나오토. 나, 산즈군 좋아해.”

“...당신이란 사람은... 알겠습니다. 다녀오세요.”

 

 

나오토가 타케미치의 손을 맞잡았고 그는 다시 한 번 타임리프를 시작했다.

 

 

 

***

 

 

“...미치. ...타케미치!”

“...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산즈가, 뒤를 돌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산즈군 교복 입었네. 응? 교복?’ 산즈의 교복을 한번 바라봤다가 타케미치도 자신의 옷을 바라봤다. 그도 교복을 입고 있었다. 산즈가 타케미치 앞에서 턱을 괴고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바보. 방과 후까지 자면 어떡하자는 거야.”

 

 

시계를 바라보니, 6시였다. 산즈가 타케미치의 가방을 챙기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집으로.’ 산즈의 말에 타케미치가 고개를 끄덕이며 산즈의 손을 맞잡았다. 산즈의 귀가 붉어지는게 보였다. 타케미치는 빙그레 웃음을 짓고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 입을 열었다.

 

 

“우리 무슨 사이에요?”

“...사랑하는 사이.”

 

 

과거가 바뀌었다. 타케미치는 바뀐 과거에 만족해했다. 산즈의 말에 타케미치는 얼굴이 붉어졌다. 산즈의 얼굴도 붉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과거는 꽤나 많은 점이 바뀌었다. 산즈가 도쿄만지회에 들어가지 않은 것과 그와 같은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점. 타케미치와 산즈랑은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이라는 점이었다. 그간 다녀왔던 과거들 중에 산즈가 기쁘게 웃는 모습을 본 적은 전 미래와 지금의 과거가 처음이었다. 산즈의 미소를 보고 타케미치도 활짝 웃었다. 우리는 손을 맞잡고 걷기 시작했다.

 

타케미치의 집 초인종을 누르는 산즈에 그는 황급히 문을 열어주었다. 툭. 하고 뭔가를 건네주는 산즈였다.

 

 

“이게.., 뭔가요...?”

“... 오다 주웠어.”

 

 

산즈가 머리를 긁적이며 타케미치에게 준 것은 두 번째 단추와 꽃이었다. 타케미치는 이런걸 받을 줄 몰랐다는 듯이 멍 때리다 눈물을 흘렸다. 덩달아 당황한 산즈는 타케미치에게 꽃과 단추를 안겨주며 말을 덧붙였다.

 

 

“이 꽃의 이름은 리시안셔스래. 너랑 닮아서 사왔어.”

 

 

산즈의 말에 타케미치는 눈물을 그치며 리시안셔스를 바라봤다. 미래에서 죽기 전에 말했던 산즈의 말이 떠오른 타케미치는 리시안셔스 한 송이를 산즈에게 건넸다. 한 송이를 받은 산즈는 ‘이걸 왜 날 줘?’ 라고 묻자, 타케미치가 웃으며

 

 

“리시안셔스 꽃말이 뭔지 알아요, 산즈군?”

“아니. 몰라. 뭔데 그래? 이상한 꽃말이야? 그런 거라면 내가 다시 사올게.”

 

 

당황하는 산즈에 타케미치는 키득거렸다.

 

 

“그게 아니라, 변치 않는 사랑이에요.”

 

 

산즈에게 들려있던 꽃을 타케미치가 잡더니, 산즈의 귀에 꽂아주었다. 산즈는 부끄럽다며 빼겠다고 말했지만, 타케미치가 산즈의 두 손을 꼬옥 잡았다. 맞잡은 두 손이. 따뜻했다.

 

 

“나도 산즈군을 사랑해요. 산즈군이 절 사랑하는 만큼. 제 사랑도 변치 않을 거라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미래에서 해주지 못한 것을. 해주고 싶어요. 라는 말은 속으로 삼키는 타케미치였다. 산즈의 얼굴이 급격히 붉어지더니 이내 ‘...더럽게 예쁘고 지랄이야.’ 라고 말하며 타케미치의 입을 자신의 입과 맞대는 산즈였다.

 

산즈의 귀에 꽂혀있던 리시안셔스가 바람을 타고 하늘 위로 날라 갔다. 타케미치는 아쉽다며 산즈에게 말했고, 산즈는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런 건. 얼마든지 사줄게.”

 

 

산즈와 타케미치는 그 자리에서 몇 분 동안이나 입을 맞댔다. 산즈가 건넨 두 번째 단추를 타케미치가 만지작거리며 ‘아직 졸업은 한참 남았잖아요.’ 라고 말하자, 산즈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주고 싶었어.”

“그럼, 전 졸업식 날 산즈군의 단추를 뜯을 수가 없잖아요.”

“... 내 단추 다 뜯어가든가.”

 

 

산즈의 말에 타케미치는 파란 눈동자를 반짝이며 ‘좋아요 그거! 제가 산즈군 단추 다 가져 갈거에요! 저 꽤 욕심 많다고요?!’ 라고 말하는 타케미치에 산즈도 덩달아 웃음이 나왔다.

 

 

***

 

 

“신랑, 신부는. 검은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함께하겠습니까?”

 

사회자의 말에 타케미치와 산즈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물론이죠!’ ‘응. 당연하지.’ 둘이 웃으며 둘의 결혼식은 끝이 났다. 타케미치가 들고 있는 부케는 던져버리고 산즈가 꽃다발을 하나 건넸다.

 

 

“이거...”

“기억해? 내가 너에게 줬었던. 리시안셔스.”

 

 

산즈의 말에 타케미치가 꽃다발을 받아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산즈는 리시안셔스 한 송이를 꺼내 타케미치의 귀에 꽂았다.

 

 

“꽃말이 뭔 줄 알아? 타케미치?”

 

 

고개를 끄덕이며 산즈와 타케미치가 동시에 입을 열었다.

 

 

“변치 않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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