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orning, Glory ]
글쓴이 : 花麵(화면)
산즈 하루치요에게 있어 하나가키 타케미치란 쓸모없는 인간에 불과했다. 범천이라는 조직에서 이렇게까지 쓸모가 없어도 되려나, 싶을 정도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인간이었다. 반사 조직의 2인 자면서, 답지 않게 나약했다. 마이키 같은 사람이 왜 이런 버러지 같은 인간을 옆에 두는 건지, 산즈는 이해할 수 없었다. 주변을 형성하고 있는 모든 것들 중에서 가장 이질적인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마이키의 영웅이었다. 왜 이런 쓸모없는 버러지가 자신의 우상이 원하는 영웅인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가장 이질적이라고 느낀 이유는 뭣도 아닌 하나가키 타케미치만의 거지 같은 취미 때문이었다. 처음 마이키의 지시로 하나가키 타케미치의 경호를 맡은 산즈는, 처음으로 마이키의 명령을 거부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왜 내가 저런 떨거지 같은, 아무짝의 쓸모도 없는 인간을 경호해야 하는 거지? 하지만 반항적인 생각과는 달리 착실한 입은 승낙의 대답을 내뱉고는 이미 방을 나와버렸다. 산즈는 작게 이를 갈며 자신이 앞으로 경호하게 될 사람을 찾아갔다.
한 걸음 내딜 때마다 올라오는 욕지거리를 참을 수 없었지만, 산즈는 꾸역꾸역 앞으로 향했다. 그렇게 하나가키 타케미치를 찾아간 산즈는 냉소를 품은 한숨을 피할 길이 없었다.
"아, 산즈 씨."
"..."
자신을 돌아보지도 않고 불러대는 해맑은 음성에 산즈는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어디가 마이키의 영웅이라는 거야. 산즈는 표정을 가까스로 숨기며 아직도 태연하게 나팔꽃을 구경하는 동그란 뒤통수를 보았다. 모두가 바쁘고 은밀하게 움직이는 사이에서 혼자서만 나태한 뒷모습이 너무 꼴 보기 싫었다. 조금씩 싫은 티를 내어보아도 묵묵부답. 이 정도면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닌 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유로운 태도였다.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 싶었던 산즈가 가까이 다가가자 낮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푸흐흐-!"
"...왜 웃으십니까?"
"이 꽃이 무슨 꽃인지는 알고 보는 거에요?"
"...모릅니다."
"이 꽃은 나팔꽃이라는 꽃이에요. 웃기죠?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혼자서는 자라날 수 없는 꽃이에요."
산즈는 낮게 웃는 작은 존재의 말에 순간적으로 멈칫했다. 순간적으로 이 나팔꽃과 하나가키 타케미치가 겹쳐 보였다. 생각해 보면 그랬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그저 그런 인간. 산즈 하루치요가 하나가키 타케미치에게 내린 정의였다. 혼자서만 생각했던 정의가 막상 다른 사람의 입에서, 심지어 본인의 입에서 나오자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말을 내뱉은 장본인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작게 웃을 뿐이었다. 그도 그럴게, 본인 입으로 내뱉은 말이긴 해도 그 꽃과 자신이 같다고 말하진 않았으니까. 괜히 눈치를 살피게 되자 불편해진 산즈는 곧바로 허리를 세우며 고개를 뒤로 물렸다. 여전히 웃음을 잃지 않은 작은 얼굴은 그제서야 산즈를 돌아보았다. 답지 않게 맑은 눈이 자신을 꿰뚫듯 보는 것 같아 매우 불쾌하면서도 싫지 않은,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산즈는 바로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딱딱하게 굴지 않아도 돼요. 지금은 계약 때문에, 약속장소로 이동할 거에요."
간결한 한마디와 함께 발걸음을 옮긴 하나가키 타케미치는 산즈를 지나쳐 앞서 걸어갔다. 뒤를 조용히 따른 산즈 하루치요는 인정하기 싫은 마음을 담아 속으로 끊임없이 투덜거리며 뒤따랐다. 그래봤자 이 시궁창이 뭘 할 수 있겠어. 서류에 사인하는게 고작이겠지. 경멸하는 시선으로 타케미치의 뒤통수를 바라보던 산즈는 머지않아 그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사인만 하는 형식적인 계약이 아닌,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계약 상황에 산즈는 조용히 뒤에서 상황을 살폈다. 그래봤자 상대는 자신들과의 계약을 원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과연 저 시궁창은 어떻게 해결할까? 산즈는 아까 전부터 바라보던 뒤통수만을 계속 바라보았다. 하지만 언뜻 보이는 작은 얼굴은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더 해맑게 웃기 시작했다. 그렇게 답 없게 웃어봤자 상대를 자극하는 꼴이었다. 역시 멍청한 새끼라며 입을 열러던 산즈의 귀에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그래서요?"
별 건 아니지만 그 의미를 다분히 알아들을 수 있는 말. 산즈는 순간 자신이 잘못 알아들은 줄 알고 하나가키 타케미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언뜻 보이는 작은 얼굴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방금 내뱉어진 말과는 상반된 얼굴로 웃자 방 안은 순식간에 싸하게 변했다. 하지만 아무렇지 않다는 듯 조곤조곤하게 내뱉어진 하나가키 타케미치의 말은 조목조목 틀린 곳을 짚어가며 계약 상황에서 점점 우위의 상황을 선점해오기 시작했다. 결국 예상치도 못하게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마무리한 하나가키 타케미치는 여전히 사람 좋은 얼굴로 자리를 마무리했다.
생각보다 강단 있는 모습에 조금 얼떨떨해진 산즈는 조용히 하나가키 타케미치를 바라보았다. 계약이 성공적으로 성사되자 즐거운 듯 가벼운 발걸음을 옮기는 뒷모습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 일이 끝이 아니라는 듯 자신을 데리고 다닌 하나가키 타케미치는 연속으로 계약을 처리하면서 의외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쉴 새 없이 보여지는 의외의 모습들에 산즈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렇게 모든 일정이 끝나자, 다시 돌아온 형편없고 나약한 모습에 산즈는 다시 짜증이 났다. 하지만 그마저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머쓱하게 웃은 하나가키 타케미치는 복귀할 것을 조심스럽게 명했다. 명령에 충실히 복종한 산즈는 하나가키 타케미치를 데리고 본부로 무사히 복귀했다.
그 뒤로도 마이키의 명령에 따른 산즈는 하나가키 타케미치를 '모시고' 다니기 시작했다. 머쓱한 얼굴로 자신을 데리고 다니는 하나가키의 모습을 보며 내린 평은 변하지 않았다. 가끔 보여주는 의외의 모습들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시궁창 같다는 평은 변하지 않았다. 항상 데리러 가면 나팔꽃을 구경하고 있는 동그란 뒤통수뿐이었다. 그 동그란 뒤통수가 자신을 발견하면 해맑게 웃는 것까지. 산즈가 하나가키 타케미치를 모시면서 생기게 된 하나의 루틴이었다.
그렇게 며칠째, 이제는 제법 익숙하게 하나가키 타케미치를 모시게 되었다. 산즈는 오늘도 따분한 발걸음을 옮겨 하나가키 타케미치를 데리러 갔다. 하지만 오늘은 뭔가 틀렸다. 오늘의 일과는 지금껏 전해 들은 평소의 일정과는 조금 다른 편이었다.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항상 현장일을 나가는 다른 사람들과는 떨어진 곳에서 일을 처리하던 편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곳, 마이키의 배려이기도 했다. 절대 현장일에는 나서지 말라는 암묵적인 의미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은 현장팀과 지역이 겹쳤다. 조금 놀란 산즈가 대답이 없자 하나가키 타케미치는 조용히 웃을 뿐이었다. 그렇게 말로 다 할 수 없는 불안감 속에서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할 때쯤이었다. 그의 비서를 통해 급하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현재 위치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벌어진 항쟁에 협력 요청이 들어온 것이었다. 웬만한 현장 협력 요청은 하나가키 타케미치에게 들어오지 않았다. 그 말인즉슨, 그만큼 급한 상황이라는 거고, 그 만큼 마이키가 위험할 수도 있다는 거였다. 몸이 먼저 반응한 산즈는 순간 마이키의 명령도 잊고 하나가키 타케미치보다 앞서 걷기 시작했다. 머릿속은 온통 자신의 보스를 지키는 것 밖에 없었다. 새하얗게 멀어버린 시야에 정신을 못 차리고 앞만 보며 걸어가던 산즈는 자신을 잡아오는 따스한 온기에 뒤를 돌아보았다.
"명령, 지키세요."
"..."
"정신 차리세요. 지금 당장 이동할거니까."
평소와는 다르게 굳은 목소리에 산즈는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말을 마치자 빠른 걸음으로 자신을 지나친 하나가키 타케미치는 재빠르게 현장으로 향했다. 바로 도착한 현장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큰 항쟁이 치러질 거란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밀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 산즈는 당장 현장에 뛰어들어 마이키를 찾았다. 이 수많은 인파를 뚫으며 마이키를 찾으려고 온갖 짓을 다해봤지만 마이키는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욕지거리를 지껄인 산즈가 주위를 둘러보자 그제서야 마이키의 모습이 보였다. 그것도 총알을 맞기 바로 직전의 모습인 상황을. 이미 늦었다. 지금 이 장면을 봐봤자 달려가서 막을 수 있을 리 없었다. 저 정도는 피할 수 있으면서, 왜 피하지 않는 건지, 마이키를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무의식적으로 포기해버린 산즈가 뿌리박힌 듯 자리에 멈춰서 있을 때였다. 갑자기 자신의 옆을 빠르게 지나간 인영이 그 말도 안 되는 현장에 뛰어들었다. 아수라장이었던 현장이 고요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산즈는 그 현장에 아무렇지 않게 뛰어든 하나가키 타케미치를 이해할 수 없었다.
왜 포기할 법한 상황에서도 뛰어든 거야? 자신이 이상한 게 아니었다. 누구라도 이런 상황에서 쉽게 뛰어들 생각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당연하다는 듯 뛰어든 하나가키 타케미치는 마이키를 감싸곤 바닥에 쓰러졌다. 그 찰나에 공간을 울리는 총성 한 발. 순식간에 조용해진 현장에서 산즈 하루치요는 자신의 심장이 떨어질 것 같은 아찔한 감각을 느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까지 마음이 술렁이는지는 모르겠으나, 몸은 제멋대로 앞으로 나아갔다. 전 간부들이 마이키와 하나가키 타케미치를 향해 뛰어왔다. 그중 가장 먼저 도착한 산즈는 입으로는 마이키의 안부를 물으며 눈으로는 하나가키 타케미치를 살피는 자신을 인지하지 못했다.
다행히 총을 맞진 않았다. 그 모습에 미친 듯이 안심한 산즈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상황을 정리했다. 산즈를 선두로 조금 힘겹게 이어지던 항쟁이 단번에 기세를 탔다. 단번에 상황을 종료시킨 산즈는 무의식적으로 하나가키 타케미치를 찾았다. 아까 마이키를 찾을 때보다도 마음이 급했다. 조급한 마음을 안고 현장을 살피자, 저 멀리서 마이키에게 상처를 치료받고 있는 하나가키 타케미치를 발견했다. 그런 두 사람에 모여있는 다른 간부들까지. 산즈 또한 두 사람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아, 산즈 씨."
"..."
"이건 별거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
별거 아니긴. 평소에 작은 상처 하나조차 달고 살지 않던 새하얀 손등에 크게 쓸린 자국을 보자 산즈는 저절로 표정을 찌푸렸다.
"산즈."
"...네, 수령."
하나가키 타케미치를 손수 치료하던 마이키가 뒤를 돌자 순식간의 산즈의 고개는 옆으로 돌아갔다. 조용해진 장소를 울리는 아찔한 마찰음에 그 누구도 먼저 소리 내는 이가 없었다. 한 사람을 제외하고 말이다.
"마이키 군... 그러지 마세요. 네?"
"산즈. 명령 똑바로 수행 안해? 내가 타케밋치 제대로 지키라고 하지 않았나? 왜 타케밋치가 이런 상황에 뛰어들게 만들어?"
"죄송합니다, 수령."
"마이키 군 그러지 말아요...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제가 멋대로 뛰어든거에요. 산즈 씨는 아무런 잘못 없어요. 알겠죠? 그러니까 화내지 마세요."
싸한 분위기 속에서 조곤조곤 이어진 작은 음성은 조심스럽게 마이키를 붙잡았다. 그에 언제 화를 냈냐는 듯 풀어진 마이키가 다시 타케미치의 앞에 손수 무릎까지 꿇고는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소중한 것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이루어진 치료에 전 간부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이 상황을 지켜볼 뿐이었다. 치료를 마친 마이키는 타케미치의 손등을 조심스럽게 쓸었다.
"타케밋치... 역시 너는 나의 영웅이야."
"..."
"항상 내 옆에, 범천에 있어줄거지?"
".. 그럼요 마이키군."
그놈의 영웅 소리. 산즈는 진절머리가 날 것 같았다. 뭐가, 어디가 영웅이라는 거야 대체. 까딱하다 두 사람 다 잘못될 뻔했는데. 산즈는 목 끝까지 차오른 알 수 없는 답답함에 넥타이를 조금 풀어버렸다. 저 하찮은 인간한테 보호를 받는 수령이라니. 어딘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그 연약한 몸으로 누굴 지킨다는 건지. 산즈는 그 누구도 반문하지 않고 이 상황을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상황이 일단락되자 마이키는 하나가키 타케미치에게 먼저 돌아갈 것을 권했다. 쓰린 손목을 부여잡은 하나가키 타케미치는 여전히 웃음을 잃지 않고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모두를 뒤로 한 채 먼저 떠나게 된 현장 속에서 산즈는 조용히 그의 뒤를 따랐다. 자신보다 먼저 앞서 걷는 작은 존재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저 작은 등에 기댈 곳이 어딨다고 영웅이라는 호칭을 붙여뒀는지.
산즈가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눈앞의 존재가 휘청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시야가 흔들린 건지, 앞의 존재가 휘청인 건지 구별이 안 갈 만큼 작은 파동이었지만, 산즈의 마음속에 그 작은 파동이 큰 물결처럼 변해 마음을 술렁이게 했다. 순간적으로 하나가키 타케미치의 팔을 붙잡은 산즈는 급하게 상태를 살폈다. 아까처럼, 평소처럼 온화하게 웃어주던 미소는 어디로 가고 창백한 얼굴을 마주하자 산즈는 아까와 같이 심장이 내려앉음을 느꼈다.
"아 그게... 가끔 이럴 때가.. 있어요. 미안해요."
"... 괜찮으십니까."
"... 아뇨."
평소와는 다르게 내뱉어진 답이었지만 산즈는 평소처럼 욕지거리를 삼키기 바빴다. 이런데도 영웅이라고 부른다고? 이런 모습을 보고서도 그런 말이 나와? 산즈는 바로 알아차리지 못한 자신에 조금 화가 나기도 했다. 이런 상태가 될 줄 알았더라면 절대 그 상황에 뛰어들게 내버려 두진 않았을 거다. 그 결과 어떤 일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작게 이를 간 산즈는 자신에게 축 늘어져 기대오는 작은 몸을 조심스럽게 안아들고는 차에 올라탔다. 차에 올라타서도 품에서 놓을 수 없었던 산즈는 그저 조용히, 자그마한 떨림이 멈출 때까지 안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서서히 떨림이 멎어가는 걸 느낀 산즈는 고개를 내렸다. 그곳엔 자신의 품 속에서 세상모르게 잠들어있는 순수한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아까는 치밀어 오르듯 화가 났다면, 지금은 아니었다. 그저 힘 빠지듯 숨을 내뱉은 산즈는 무방비하게 잠들어있는 얼굴을 내려다보며 남몰래 웃음을 삼켰다. 그러고 보니, 평소에 유약한 모습처럼 보이지만, 이렇게까지 무방비한 상태는 아니었다. 자신에게만 이런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하니, 그 감정은 생각보다 짜릿하고 달콤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마음에 드는 것 같았다. 평소에 습관처럼 내뱉고 생각하던 욕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이렇게 자신의 품에 알맞게 감겨있는 하나가키 타케미치를 보자니, 그가 평소에 좋아하던 나팔꽃이라는 것이 생각났다. 생각해 보니 그는 정말 나팔꽃 같은 사람이었다. 이렇게 기댈 곳이 없으면 금세 무너져 버리는 약하고 힘없는 사람. 그래서 이왕이면, 그가 자신을 감싸고 자라줬으면, 자신 없이는 자라날 수 없는, 약한 지금 그대로의 모습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